첫 대학생활이 시작하기도 전,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자취하던 친구의 집에서 본 워크래프트3 베타는 문화컬쳐였다.



출처: http://www.hiveworkshop.com/forums/requests-341/warcraft-iii-beta-main-screen-98055/


3D 그래픽과 4개의 종족(결국 이 두가지가 워3의 패망 요인이 되었지만)도 대단했지만,

무엇보다 워크래프트1, 2의 스토리와는 비교할 수 없는 방대한 스토리가 매력적이었다.
블리자드가 본격적으로 시나리오에 집중하기 시작한게 워크래프트3가 아닌가 함
(배신이야 브루드워 때도 등장했지만, 패륜은..................)

확장팩이 나오고, 군입대라는 스트레스가 겹치면서 2003~4년은 이 게임만 주구장창 했던 것 같다.
AOS라는 장르가 탄생하면서 워크래프트3가 도타, 카오스의 클라이언트로 전락한 뒤에도 계속..
그래서 워크래프트3는 내 인생을 망친 3개 게임 중 하나로 자평..

(하지만 그 결과로 얻은 언데드 2천승 가까이 찍은 아이디는 구 베틀넷의 3개월 접속 안함으로 삭제되었음 ㅠㅠㅠ)



시대가 어느 땐데 3개월 접속 안한다고 아이디를 지우냐! 흥!

대략 2005년 5월 경으로 기억.. 일병때....



'영혼의 한타 중에 여친에게 문자 보내는 남자에게 시집가라'는 바로 그 게임인 LOL이 속한 AOS라는 장르를 탄생하게 해주었고,

블리자드의 배신 패륜 막장 스토리의 본격적인 서막을 알린 이 워크래프트 시리즈는

2004년 와우라는 게임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나는 이때 클베 하다가 군 입대를.. 하게 되었다 ㅠㅠㅠ (입대하니 오베 시작 ㅋㅋ)


워크래프트3 게임 중간에 나오는 영상에 등장하는 벨이 게임 지형물로 등장하고,

스타크래프트 같은 실시간전략(RTS) 게임의 대규모 전투에 참여하는 유닛 하나가 되어서 싸우는 컨셉이 당시로서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그때 주변에 친인척 중 한분이 피씨방 사장님을 하게 되었는데(인수), 당시 '뮤'라는 게임을 하던 사장님에게 와우 클베 보여주면서 '앞으로 피씨방에서 10년은 이 게임을 보게 될겁니다'했던 기억도 나고..

지금은 점유율이 많이 줄었지만, MMORPG 중에서는 세계적으로 사실상 독과점 상태
중국에서는 한국 서버에 접속해서 이걸로 알바해서 돈 벌기도 한다. (일명 작업장)

와우 안에 사회가 있고, 따라서 경제도 있다.


워크래프트3에서 시작된 스토리를 잇고 있지만, 정작 와우가 처음 나왔을 때는 직접 그 스토리를 잇지 않고,

이런 저런 떡밥들만 던지면서 스토리가 겉돌다가 출시된지 5년 뒤에야 그 바로 뒤의 스토리를 잇는 확장팩이 등장하는데, 그게 바로 '리치왕의 분노'

타락한 아들이 'succeeding you, father'라며 왕인 아버지를 죽이는 패륜이 2002년에 나오는데, 그 스토리의 끝이 2010년에 난 셈
25인이 몰려가서 리치왕을 때려잡는데, 거의다 잡으면 '여기까지는 테스트였다!'라는 기세로 플레이어들을 다 죽이고, 자기 편으로 만들려고 한다.

이때 얼음에 갖혀있던 대인배 영웅이 리치왕에게 달려들어 주 무기인 칼을 부러뜨림
타락의 근원이며, 아버지를 죽인 그 칼이 부러지자 그 칼에 묶여있던 아버지의 영혼이 나와서 플레이어들을 되살리고,

아들은 죄값을 치루게 되어 아버지의 품안에서 죽게 된다는 내용.

10년전에 보다 만 미드의 끝을 지금 보는 느낌이랄까..
베르세르크의 완결편을 보는 느낌..

리치왕에게 가는 던젼은 2010년 공부 시작하기 전에 조금씩 열리고 있었는데,

정작 리치왕이 열리고 잡혔다는 소식까지 들었지만 공부하느라 못 들어 가봐서 매우 아쉬웠다.
그래서 공부 끝나자마자 가서 딱 잡았는데, 매우 감동적이었음..

그런데, 한 두어번 잡고 나니, 그 뒤로는 재미가 없어져 아예 접속을 안했다.

사실은 그보다 리치왕이 자꾸 쓰러지는게 아쉬워서.. 스토리가 끝나는걸 계속 봐야되니까..

아래 동영상은 세계 최초로 리치왕을 잡은 사람들의 동영상
사람들이 음성채팅으로 주고 받는 내용과 본 영상에 대한 적절한 편집이 들어가있다.


http://youtu.be/RSeVCw3hVgQ?t=17m4s


막상 게임을 하면 정신 없지만, 이렇게 보니 이 씬에 대한 연출은 블리자드에서도 매우 신경쓴 티가 난다.
'아이러니'라며 플레이어들을 '언데드'로 부활시키려는 리치왕과 진작 나오지 인제서야 나오는 티리온,

그리고 깨진 서리한에서 풀려나 '마침내 풀려났구나! 아들아, 다 끝이다. 응보의 시간이 왔다! (Free at last! It is over, my son. This is the moment of reckoning.)'라고 말하면서 플레이어들을 다시 '인간'으로 부활시키는 아버지까지..

묶였던 모든 스토리를 이런저런 반전을 넣어가며 잘 풀어낸 좋은 연출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