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조금씩 먹어가는 걸까..
시간의 흐름은 어렸을 때부터 조금씩 느끼고 있었으나, 그때 느끼던 '시간'이 지금은 '세월'이 되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다..
나이도 얼마 되지도 않은 것이 벌써부터 '추억장사'의 소비자가 되어가고 있으니..
애늙은이가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여러 생각을 했지만 그 중에 가정을 꾸린 다는 것에 대한 고민도 포함되어 있었다.

부모님처럼 나는 든든한 shelter를 제공하며 내 자신을 위해 내 아내를 위해 내 아이들을 위해 살아갈 수 있을까

나에게 책임이라는 것이 주어진다는 것을 처음 받아들일 때 그것은 매우 끔찍한 일이었다. 적어도 내 기억 속에는..
'이것만 잘하면 되'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중간만 가면 되'라는 군대식 사고 방식이 아닌, 폭 넓게 나타날 수 있는 모든 결과를 내가 책임져야 하는 그러한 책임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는 순간..
'아.. 뭔가 새로운 것이 필요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제 우리나라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민족의 존립 위기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미 많은 보고서와 매스컴이, 국민학교때, 중학교때 책에서만 보던 우려를 현실 가능성을 제시는 통계자료와 함께 이를 전해주고 있다.
물론, 다들 알고는 있겠지..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러지 못하겠다는 부모들, 이제 나도 나이를 먹었으니 가까운 형들이나 누나들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듣게 된다..

결혼을 앞둔 사람들에게서 들을 수 있는 얘기의 첫번째는 '집을 구하기 힘들다.' 정말 구하기 힘들어진 것 같다.. 인터넷에 앉아서 그냥 집값 검색(구글에서처럼 쉽게 되지는 않지만) 조금만 해도, 요새 집을 사서 신혼집 차리기란 쉽지 않다. 더욱이 이곳 저것 재개발 열풍이 불어 집값이 정말 많이 뛰었지..

고2때 성북동에 처음 갔을때, '성북동 비둘기'에 나오는 구공탄 냄새와는 전혀 다른 집들을 보면서, '아.. 나도 이런 곳에서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으나, 현실은 그저...

더욱이 자식들을 낳아서 교육은 어떻게 시키나.. 요새 애들 보면 학원, 과외 장난 아니게 하던데 이런거 비용 어떻게 대주나..
우리나라 사람들 남이 잘되면 배가 아프고, 남이 잘되서 배가 아픈 꼴을 안보기 위해 남들 하는거 똑같이라도 해서 뒤쳐지지 않으려는 특징이 있는데 결국 나도 똑같아 질 것 같아서..
산속에 들어가 나무베며 살거나 농사를 지으며 살 것이 아니라면, 적어도 '도시'같은 곳에 살고자 한다면 그렇게 될 것 같아 걱정이다..

요새 지하철 같은데 보면 애 많이 낳으라는 광고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이거 참.. 나라가 어찌 되려고 이 모양인지..

하나는 외롭습니다.

둘 이상 낳을 수 있게(도록 정책 지원)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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