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에서 드디어 iPad를 출시했다.
맨 처음 스티브 잡스가 iPad의 출시를 예고했을 때는, 그가 표현한 "역대 최고의 물건"과는 거리가 있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리고 관련 동영상들이 하나둘 속속 등장하고 그 속에 펼쳐진 기존 앱 생태계를 이어받는 가능성이 사람들을 통해 퍼져나가면서 이미 아이팟터치/아이폰을 이용해본 유저들에게 적잖은 뽐뿌를 제공한 모양이다.
언론은 상당히 호의적으로 돌아섰고, 조금이라도 먼저 iPad를 받아보고자 새벽(미 현지시간 기준)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며 그 시간을 즐기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한 모양이다.

이를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거 일본에서 파이날 판타지와 같은 대작 게임들이 등장할 때 하루 전날부터 미리 텐트를 치고 줄을 서는 모습과 흡사하다고 말이다.

물론, 남들보다 먼저 물건을 받아 사용해보고 후기를 올리는 "얼리어덥터"라는 계층은 이전부터 존재해왔다. 또한 파판시리즈 매니아(덕후 계층으로까지 분류 가능한)와 얼리어덥터와는 차이가 날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그 둘의 공통분모를 통해 이 둘의 공통점이 조금씩 일반 소비자에게도 퍼져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조금 비용을 더 지불하거나, 편하게 택배를 기다려도 될것을 굳이 현장에 가서 기다리는 수고를 더 하는 것은 분명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그 트렌드의 선두그룹에서 뒤따라 오는 이들에게 길을 알려주는 듯한 후기를 작성하는 것 또한 그들의 기쁨일지 모르겠다. 허나 최근에는 오히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뒤쳐지기라도 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신제품에 대한 소식과 더불어 기대가 퍼져나가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여기에는 트위터나 각종 블로그, 인터넷 뉴스의 역할이 매우 크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 정보는 제품을 제작한 회사의 기본정보일 수 있으나 대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한 제품에 대해서 사용자나 리뷰를 전문적으로 하는 그룹이 제품에 대해 기사를 작성하여 일반 사용자들은 그것을 참고하게 된다. 그만큼 최근 몇년간 새로이 등장한 user created media가 힘을 얻고 있다.

다시 원래 얘기로 돌아와서, 과거와는 다르게 우리는 새 제품이 빠르게 쏟아져 나오는 시대를 살고 있고, 그러한 제품들을 먼저 사용해본 사람들의 뽐뿌 속에 살고 있다. 그만큼 신제품에 대한 소비욕구가 우리 삶에 '푸쉬'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 Recent posts